7장 리스크는 어디서 발생하는가

금융에서 “리스크”라는 말은
너무 자주, 너무 쉽게 사용된다.
가격이 흔들리면 리스크라고 하고,
손실이 나면 리스크가 현실화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사용 방식은
리스크를 결과로만 인식하게 만든다.
그 결과,
리스크는 통제할 수 없는 불운처럼 느껴진다.
이 장에서는
리스크를 결과가 아니라
발생 지점에서 다시 정의한다.
어디서 리스크가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위험을 관리한다는 말은 의미를 갖기 어렵다.
리스크는 가격 변동 그 자체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가격이 움직이면 리스크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변동성이 큰 자산을
곧바로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가격 변동은
리스크의 원인이 아니라
표면에 드러난 현상에 가깝다.
가격은
이미 발생한 정보와 기대를 반영한 결과다.
즉, 가격이 흔들린다는 것은
어딘가에서 이미
리스크가 작동했다는 신호일 뿐이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변동성을 없애는 것을
리스크 관리라고 착각하게 된다.
리스크는 구조에서 먼저 발생한다

리스크는 대부분 구조에서 만들어진다.
- 어떤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 어떤 계약 관계 위에 있는지
- 어떤 조건에서 권리가 제한되는지
이 요소들이 먼저 정해지고,
그 위에서 가격이 움직인다.
예를 들어,
같은 가격 변동이라도
- 만기가 있는 구조인지,
- 중간에 현금흐름이 발생하는지,
- 청산 조건이 존재하는지에 따라
리스크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즉, 리스크는
사건이 아니라
설계의 결과다.
리스크는 항상 책임의 위치와 연결된다

리스크를 이해할 때
반드시 함께 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누가 그 결과를 감당하는가다.
앞선 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금융에서는
소유권, 통제권, 위험 부담이 분리된다.
- 의사결정을 하지 않았더라도
위험을 떠안을 수 있고, - 결과에 개입할 수 없더라도
손실을 감당해야 할 수 있다.
이 구조에서는
리스크가 개인의 선택 실수라기보다,
책임이 배치된 위치에서 발생한다.
시간은 리스크를 증폭시키거나 완화한다

리스크는 시간과 분리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구조라도
시간이 짧을 때와
시간이 길어질 때
리스크의 모습은 달라진다.
- 단기에서는
가격 변동이 크게 느껴지고, - 장기에서는
구조적 제약과 비용이 누적된다.
특히 ETF와 같은 상품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보이지 않던 리스크가
서서히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발생하는 손실은
갑작스러운 사건이 아니라,
시간에 의해 드러난 구조적 결과다.
리스크를 하나의 숫자로 요약할 수 없는 이유

사람들은 리스크를 하나의 수치로 표현하고 싶어 한다.
변동성, 최대 낙폭, 위험 등급 같은 지표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그러나 이런 지표들은
리스크의 일부만 보여줄 뿐이다.
- 구조적 리스크
- 제도적 리스크
- 유동성 리스크
- 시간에 따른 누적 리스크
이 요소들은
단일 수치로 환산되기 어렵다.
그래서 리스크는
숫자로 관리하기보다
구조로 이해해야 한다.
리스크는 제거 대상이 아니라 위치의 문제다

금융에서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리스크는 사라지지 않고,
항상 어딘가로 이동한다.
- 가격 변동을 줄이면
유동성 리스크가 생기고, - 확정 수익을 추구하면
상대방 위험이 커지고, - 단순한 구조를 택하면
기회 비용이 발생한다.
중요한 것은
리스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이 장에서 반드시 고정해야 할 기준
이 장에서 가져가야 할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리스크는 결과가 아니라 구조에서 발생한다.
- 가격 변동은 리스크의 신호일 뿐이다.
- 리스크는 책임의 위치와 함께 존재한다.
- 시간은 리스크를 바꾸는 요소다.
이 기준이 서면,
사람들은
“이 상품은 위험하다”라는 말 대신
“이 구조에서는 이런 리스크가 발생한다”라고 말하게 된다.
다음 장에서는,
이제 이런 구조적 리스크가
어떤 착시를 만들어내는지를 정리한다.
다음 장 예고
8장. 금융상품을 이해할 때 자주 생기는 착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