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공사비 예산 초과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 도면·내역서 검토 체크리스트

공사비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비슷한 장면을 정말 많이 만나게 됩니다.
철근이 세워지고, 거푸집이 설치되고, 콘크리트가 타설되는 현장의 소리보다 더 자주 들리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건축주의 한숨입니다. 공사가 예상보다 잘 풀리지 않을 때, 특히 예상했던 공사비가 점점 올라갈 때 건축주들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집니다. 저는 이제 그런 얼굴을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설명을 듣기 전에도 어느 정도 감이 옵니다.
“아… 설계 단계에서 정리가 덜 되었구나.”
“도면이 불완전했겠네.”
“내역서가 제대로 산출되지 않았겠지.”

사실 대부분의 문제는, 아주 초반 단계에서 이미 씨앗이 뿌려져 있습니다. 그 씨앗이 싹을 틔우는 시점이 공사 중이라서 그렇지, 문제의 출발점은 설계·도면·내역·계약 단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건축주는 자신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설계사무소나 시공사의 설명을 믿고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건축에서 ‘모르는 것’은 때로 너무 큰 비용을 요구합니다.

저는 공사비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상황도 여러 번 봤고, 반대로 설계·도면·내역을 아주 촘촘히 준비한 덕분에 견적 오차가 거의 없이 끝난 공사도 봤습니다. 이 둘의 차이는 결국 건축주가 얼마나 설계 단계에 개입했는가, 그리고 도면과 내역의 품질이 어떠했는가였습니다.

이 글은 그래서 쓰고 싶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건축주분들이라면,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정말 꼭 알아야 할 내용만을, 현장의 실제 경험을 담아 이야기하려 합니다.

건축주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 “설계부터 제대로 볼걸…”

공사비

건축주 대부분은 설계사무소를 고를 때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지’, ‘비용이 적당한지’를 가장 먼저 봅니다. 물론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도면을 얼마나 정교하게 그릴 수 있는가, 공사비를 예측할 수 있는 설계 능력이 있는가, 설계 변경 관리가 가능한가입니다.

현장에서 시공을 하다 보면 한 가지 사실을 절대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도면이 정교하면 공사는 편해지고 공사비는 안정된다.
도면이 허술하면 공사는 꼬이고 공사비는 폭증한다.

도면은 건축주의 ‘설계 의도’를 현실로 옮기는 지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지도가 선명하면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도의 선이 흐리거나 빠진 곳이 있다면, 가다가 막혀 돌아가야 하고, 다른 길을 찾아야 하고, 결국 시간과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설계사무소는 어떻게 골라야 하는가 – “업력이 아니라, 나와 맞는 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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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무소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했느냐’가 아닙니다.
“내가 짓고 싶은 건물과 비슷한 경험을 했는가”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작은 근린생활시설이나 상가, 창고, 단독주택을 짓고 싶은데 초고층 아파트, 대형 복합시설만 해본 설계사무소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결과는 뻔합니다.
도면의 디테일은 떨어지고, 마감 스펙은 부정확하고, 구조·기계·전기 협업은 허술해집니다. 그 빈틈은 결국 공사 중에 ‘변경’이라는 이름으로 건축주의 지갑을 열게 만듭니다.

따라서 설계사무소를 상담할 때 건축주는 반드시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건물과 비슷한 규모, 비슷한 용도, 비슷한 공법으로 설계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 질문 하나만으로 설계사무소의 진짜 역량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설계사무소가 자신 있게 “네, 이런 사례가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포트폴리오를 보여준다면, 그 설계사무소는 적어도 도면의 큰 틀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면은 ‘그림이 아니라 계약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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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건축주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입니다.
도면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시공사가 따르는 기준이자 건축주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결정하는 계약서입니다.

도면이 정확하면 시공사는 그 기준대로 움직이고 공사비도 그 기준대로 산출됩니다.
도면이 불명확하면 시공사는 그 빈틈을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합니다.

  1. 가장 저렴한 방식으로 해석해서 견적을 넣는다
    → 건축주는 견적이 저렴하다고 좋아한다
    → 공사 중 “이건 원래 이 스펙이 아니에요. 업그레이드하시려면 추가비 발생합니다”
    → 결국 더 비싸진다

  2. 본인 회사 기준으로 해석해 단가를 높게 넣는다
    → 건축주는 견적이 비싸다고 불만
    → 하지만 사실 시공사 입장에서는 잘못이 없다
    → 도면이 모호하니 더 안전하게 넣을 수밖에 없다

즉, 도면의 모호함은 건축주에게 결코 이득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도면이 명확해야만 견적이 정확해지고, 시공사가 임의로 판단하는 여지가 사라집니다.

내역서는 건축주의 지갑에서 빠져나갈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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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가 제공하는 견적서는 보기 좋게 정리된 숫자입니다.
하지만 그 숫자의 진짜 근거는 수량 산출서, 그리고 그 수량의 출발점은 결국 도면입니다.

제가 공무 업무를 하며 늘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단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수량이 정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타일 단가가 1㎡당 3만 원이라고 하죠.
이 단가가 29000원이든 32000원이든 사실 공사 전체에서 큰 차이는 아닙니다.
하지만 수량이 80㎡인지 120㎡인지에 따라 건축주는 무려 120만 원의 차이를 경험하게 됩니다.

따라서 건축주는 내역서를 볼 때 다음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수량 산출서가 존재하는가

  • 수량이 도면 기준과 일치하는가

  • 마감재의 스펙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는가

  • 단가의 근거자료가 있는가

이 네 가지만 제대로 검토하면, 공사비 오차는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습니다.

왜 견적 오차가 이렇게 많이 발생하는가

건축을 하면서 건축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는 ‘비용이 계속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 정도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던 공사비가, 슬슬 구조체 작업이 끝날 때쯤이면 공사비가 10% 정도 늘어나고, 내·외부 마감을 시작할 때는 또 10%, 마감재 협의를 할 때 다시 10%…
이렇게 누적되면 공사비가 20%에서 40%까지 올라가곤 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도면이 미완성이었고, 내역이 불완전했기 때문입니다.

견적 오차의 가장 큰 원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 도면에 스펙이 기재되지 않음

  • 치수 누락

  • 상세도 부족

  • 구조·전기·기계·소방 협의 부족

  • 수량 산출이 정확하지 않음

  • 설계 변경 내역이 문서화되지 않음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도면이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견적을 먼저 받는 것입니다.
도면이 70% 완성된 상태에서 견적을 받으면, 30%는 시공사가 임의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판단은 100% 건축주에게 불리하게 돌아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공사비 오차를 줄일 수 있을까?

제가 많은 현장을 보며 내린 결론은 단순합니다.

“설계를 촘촘히 하면 공사는 절대 건축주를 배신하지 않는다.”

설계가 명확하면 시공사는 그 기준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견적도 그 기준으로 산출해야 하고, 공사 중 변경도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설계가 허술하면 시공사는 그 허술함을 ‘추가비의 근거’로 사용하게 됩니다.
물론 시공사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면이 모호하니, 비용 변동이 발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죠.

따라서 건축주가 해야 할 일은 단 한 가지입니다.
“설계 단계에 최선을 다하기.”

설계 단계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하는 것들 (공사비)

서술형으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도면의 정확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치수가 모호하거나 누락된 부분은 없는지, 마감재의 스펙은 제대로 기재되어 있는지, 구조·전기·기계·소방이 모두 협의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도면에 녹아 있어야만 공사비 가 정확해집니다.

둘째, 설계사무소가 제공하는 내역의 수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수량 산출이 가능한지, 단가가 어떤 근거에서 산출되었는지, 도면과 내역의 일치 여부가 중요한데, 이 단계에서 깔끔하게 정리될수록 공사비 가 뒤에서 추가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셋째, 설계 변경 관리가 가능해야 합니다.
공사 중 설계 변경은 거의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문제는 설계 변경을 ‘문서화’하지 않았을 때입니다. 변경 내역을 종이에 남기지 않고 구두로 처리하면 100% 분쟁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설계 변경 승인서”가 있다면 추가 공사비는 정확히 계산되고, 필요 없는 요구는 걸러집니다.

시공 단계에서 건축주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관리

현장에 매일 나올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핵심 공정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 기초 배근 확인

  • 벽체 철근 배근

  • 슬래브 배근

  • 창호 설치

  • 단열재 시공

  • 방수 시공

  • 타일 시공

  • 도장 마감

  • 주요 설비 시공 위치

이 단계들은 작은 실수라도 전체 품질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건축주가 체크를 하면 시공사도 더욱 신경을 쓰고, 품질이 좋아집니다.

또한 건축주는 사진 기록을 꾸준히 남겨야 합니다.
이 기록이 문제 발생 시 해결의 근거가 됩니다.

공사비 결국 결론은 하나다

“도면과 내역을 정확히 만들면 공사비는 올라가지 않는다.”

제가 수많은 현장을 경험하면서 얻은 결론입니다.
기초 설계와 도면·내역·계약이 정교하게 작성된 현장은 공사비가 거의 5~10%만 증감합니다.
반대로 준비가 부족한 현장은 20~40% 증가합니다.
차이는 설계가 결정합니다.

건축주는 건축 전문가가 아닙니다.
하지만 건축의 구조를 이해하고, 도면과 내역의 중요성을 알고, 설계 단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이 건축주에게 ‘비용을 아끼는 지식’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이 건설업 실무자라는 배경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이 글을 읽는 건축주들이 진심 어린 조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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