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자재를 왜 강제하는가?

건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건축주가 비슷한 지점에서 멈춰 선다.
설계도 어느 정도 정리되고, 비용과 일정도 가늠이 되기 시작할 무렵이다.
그때 처음으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이 자재는 KS여야 합니다.”
이 순간 질문이 생긴다.
이 질문은 분노나 반감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자연스러운 사고의 연장선에 가깝다.
내 돈으로 토지를 샀고,
내 책임으로 공사를 진행하며,
완공 후에는 내가 직접 사용할 건물이다.
그런데 왜 자재 선택이나 시공 방식에서까지
외부 기준을 따라야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이 질문은 개인의 무지 때문이 아니다.
건축주가 합리적으로 사고했을 때
도달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문제는 이 질문이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개인 주택, 상가, 근린생활시설을 가리지 않고
건축주가 바뀌어도 같은 질문이 다시 등장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원래 그렇다”는 말로 넘어간다.
이 글은 그 질문에 대해
“왜 그렇게 느끼는지가 틀리지 않았는지”를 먼저 살펴보고,
그 다음에야
“법과 행정은 왜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는지”를 설명하려는 시도다.
이 질문이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건축주는 소유의 논리로 생각하고,
건축법과 행정은 기능과 위험의 논리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두 기준은 처음부터 같은 선상에 놓여 있지 않다.
그리고 그 어긋남이
KS자재라는 단어 앞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1. 이 질문은 왜 반복되는가
건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건축주가 비슷한 지점에서 멈춰 선다.
설계도 어느 정도 정리되고, 비용과 일정도 가늠이 되기 시작할 무렵이다.
그때 처음으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이 자재는 KS여야 합니다.”
이 순간 질문이 생긴다.
이 질문은 분노나 반감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자연스러운 사고의 연장선에 가깝다.
내 돈으로 토지를 샀고,
내 책임으로 공사를 진행하며,
완공 후에는 내가 직접 사용할 건물이다.
그런데 왜 자재 선택이나 시공 방식에서까지
외부 기준을 따라야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이 질문은 개인의 무지 때문이 아니다.
건축주가 합리적으로 사고했을 때
도달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문제는 이 질문이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개인 주택, 상가, 근린생활시설을 가리지 않고
건축주가 바뀌어도 같은 질문이 다시 등장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원래 그렇다”는 말로 넘어간다.
이 글은 그 질문에 대해
“왜 그렇게 느끼는지가 틀리지 않았는지”를 먼저 살펴보고,
그 다음에야
“법과 행정은 왜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는지”를 설명하려는 시도다.
이 질문이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건축주는 소유의 논리로 생각하고,
건축법과 행정은 기능과 위험의 논리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두 기준은 처음부터 같은 선상에 놓여 있지 않다.
그리고 그 어긋남이
KS자재라는 단어 앞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3. 건축법에 정말 KS자재를 쓰라고 되어 있을까
3-1. 건축법 조문에는 ‘KS’라는 단어가 거의 없다
건축법과 시행령을 직접 확인해 보면,
의외로 “KS자재를 사용해야 한다”라는 문장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은 다음과 같다.
-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적합할 것”
-
“안전성과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 자재”
-
“기준에 적합한 구조·재료”
즉, 법은 특정 규격을 직접 지시하지 않고,
결과로서의 성능과 안전만을 요구한다.
이 단계에서는 KS가 필수 조건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건축주가
“법에 쓰여 있지도 않은 KS를 왜 요구하느냐”는 의문을 갖게 된다.
3-2. KS는 법 조문이 아니라 ‘기준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등장한다
KS는 건축법이 아니라
「산업표준화법」에 근거한 국가 산업표준이다.
건축법 체계에서 KS는
“반드시 써야 하는 규격”이 아니라,
요구된 성능을 충족했음을 가장 간단하게 증명하는 수단으로 작동한다.
건축법은 이렇게 질문한다.
-
이 자재는 충분한 강도를 갖는가
-
화재나 구조 위험에 대한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가
-
반복 사용 시에도 성능이 일정한가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행정이 개별 자재를 하나하나 검증하지 않기 위해
이미 국가 차원에서 검증된 기준을 참고한다.
그 대표적인 수단이 KS다.
즉, KS는 법의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도구이지,
법 그 자체는 아니다.
3-3. “KS를 쓰라”는 말은 법 명령이 아니라 행정 언어에 가깝다
현장에서 흔히 듣는
“이건 KS자재여야 합니다”라는 말은
엄밀히 말하면 조문 인용이 아니라 행정적 표현이다.
그 말의 실제 의미는 다음에 가깝다.
-
“이 자재가 법에서 요구하는 성능을 충족한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 -
“그 설명 수단으로 KS가 가장 간단하다”
따라서 KS자재 요구는
새로운 의무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입증 방식을 단순화하는 선택에 가깝다.
이 지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KS는 불필요한 강제처럼 보이지만,
행정의 관점에서는
판단 책임을 줄이기 위한 가장 안전한 기준 언어로 기능한다.
이 구조를 이해해야만,
다음 단계에서 나오는 질문
“그럼 KS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는가”를
현실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4. KS자재는 ‘강제 규격’이 아니라 ‘성능 증명 언어’다
4-1. KS는 ‘좋은 자재’가 아니라 ‘검증된 자재’다
KS자재를 둘러싼 가장 흔한 오해는
KS가 고급 자재이거나, 최선의 선택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KS의 본질은 품질의 우열이 아니다.
KS는 일정한 시험 방법과 기준을 통해
-
강도
-
내구성
-
치수 오차
-
성능의 재현성
등이 반복적으로 검증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체계다.
즉, KS는 “이 자재가 최고인가”가 아니라
“이 자재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에 답한다.
이 점에서 KS는
기술 기준이라기보다 언어에 가깝다.
행정과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가
같은 성능을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기 위한 공통 언어다.
4-2. 행정은 자재의 우수성을 판단할 권한도 능력도 없다
행정기관이 건축 현장에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행정은 다음과 같은 판단을 직접 할 수 없다.
-
이 자재가 다른 자재보다 더 튼튼한가
-
제조사의 설명이 기술적으로 타당한가
-
장기 사용 시 성능 저하 가능성은 없는가
이런 판단은 기술자와 연구자의 영역이지,
행정의 역할이 아니다.
그래서 행정은 판단 방식을 바꾼다.
개별 자재의 우수성을 따지지 않고,
이미 사회적으로 검증된 기준을 통과했는지만 확인한다.
KS는 그 목적에 가장 잘 맞는 도구다.
판단을 단순화하고,
판단 책임을 특정 개인이 아닌 표준 체계에 귀속시킨다.
4-3. KS는 ‘강제’가 아니라 ‘분쟁을 줄이는 선택지’다
현장에서 KS자재가 기본값처럼 쓰이는 이유는
강제력이 강해서가 아니다.
분쟁 가능성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또는 하자 분쟁이 발생했을 때
모두가 같은 기준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
“KS 기준을 충족했는가”
-
“공인 시험을 통과했는가”
이 질문은
설명 가능하고, 기록으로 남으며,
사후 검증도 가능하다.
반대로 KS가 아닌 자재를 선택할 경우,
그 성능을 설명하고 입증해야 하는 책임은
건축주와 설계·시공 측에 집중된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KS가 가장 안전한 언어,
가장 무난한 선택으로 자리 잡는다.
이 맥락에서 보면,
KS자재 요구는 자유를 억압하는 규칙이 아니라
행정과 건축주 모두에게 가장 설명 비용이 낮은 선택지다.
5. “그럼 KS 말고 더 좋은 자재는 안 되나?”
5-1.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다만 조건이 있다
먼저 분명히 할 사실이 있다.
KS자재만 사용해야 한다는 절대 규칙은 없다.
건축법 체계가 요구하는 것은
특정 규격의 사용이 아니라
안전성과 성능의 확보다.
따라서 KS가 아니더라도
KS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임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사용 자체가 법적으로 배제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가능한가”가 아니라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가능한가”에 있다.
5-2. ‘동등성 인정’은 선택의 자유만큼 책임을 요구한다
KS자재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선택은
자유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른다.
행정이 요구하는 것은 대략 다음과 같다.
-
공인 시험기관의 시험성적서
-
KS 기준과의 성능 비교 자료
-
적용 범위와 사용 조건에 대한 명확한 설명
-
반복 사용 시 성능 일관성에 대한 자료
즉,
“이 자재가 더 좋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KS라는 공통 언어로 번역된 설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시간,
그리고 판단 불확실성은
모두 KS를 벗어난 선택의 대가다.
5-3. 그래서 실무에서는 KS가 ‘기본값’이 된다
현장에서 KS자재가 기본처럼 쓰이는 이유는
대안이 없어서가 아니다.
설명 비용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KS자재를 쓰면
-
추가 설명이 필요 없고
-
행정 판단이 단순해지며
-
준공·분쟁 단계에서도 기준이 명확하다
반대로 KS가 아닌 자재를 선택하면
그 순간부터 모든 판단이
개별 설명과 개별 책임으로 전환된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KS 말고 더 좋은 자재”가 존재하더라도,
그 선택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관리·입증·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지의 문제로 바뀐다.
이 지점에서 많은 건축주는
KS자재가 ‘강제’라기보다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사실을 뒤늦게 체감하게 된다.
6. 법제처와 행정의 관점에서 본 이 문제
6-1. 법제처는 “무엇을 쓰라”보다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를 본다
법제처의 법령해석은 흔히 오해된다.
법제처가 특정 자재나 규격을 직접 지정하거나 강제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법제처 해석의 초점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법제처는 반복해서 다음 질문을 던진다.
-
법령의 목적은 무엇인가
-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정이 판단 가능한 구조인가
-
개별 사안마다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는 없는가
즉, 법제처의 관심사는
“KS를 써야 하는가”가 아니라
“행정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법의 목적을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가”다.
이 관점에서 보면,
KS는 법제처가 선택한 결론이 아니라
행정이 판단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에 가깝다.
6-2. 행정은 ‘개별 우수성’을 판단하지 않고 ‘기준 충족 여부’만 본다
행정기관은 기술 전문가 집단이 아니다.
행정은 다음과 같은 판단을 할 권한도, 능력도 갖지 않는다.
-
이 자재가 다른 자재보다 더 우수한가
-
이 시공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안전한가
-
제조사의 설명이 기술적으로 타당한가
그래서 행정은 판단 구조를 의도적으로 단순화한다.
-
❌ “이 자재가 더 좋은가?”
-
⭕ “법령이 요구한 기준을 충족했는가?”
법제처 해석 전반에는
이 판단 범위의 자기 제한이 일관되게 나타난다.
KS는 이 구조에서
행정이 기술적 논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중립적 기준점으로 기능한다.
즉, KS를 요구하는 행정의 태도는
기술을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행정 스스로의 판단 한계를 인정한 결과다.
6-3. 법제처 해석의 공통 논리: 소유·의도보다 기능·위험
법제처의 다양한 건축 관련 해석을 관통하는 공통 논리는 명확하다.
-
소유권 여부는 판단 기준이 아니다
-
건축주의 의도나 선의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
실제 기능과 잠재적 위험이 판단의 중심이다
이 논리는
도로 폭 산정, 이행강제금 기준, 안전시설 판단 등
전혀 다른 주제의 해석에서도 반복된다.
이 맥락에서 KS자재 문제를 보면,
법제처의 입장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건축주가 무엇을 의도했는지가 아니라,
그 선택이 객관적 기준으로 설명 가능하며,
사후에도 검증 가능한가가 중요하다.
KS는 이 요건을 가장 안정적으로 충족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법제처는
KS 사용을 “강제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으면서도,
행정이 KS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구조 자체는
건축법 목적에 부합한다고 본다.
마무리
“내 돈으로, 내 땅에, 내가 쓰는 건물인데 왜 KS자재를 강제하는가?”라는 질문은
억지 주장도, 단순한 불만도 아니다.
건축주라면 자연스럽게 도달할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이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 질문이 반복되는 이유는
건축주와 행정이 서로 다른 기준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건축주는 소유와 선택의 논리로 사고하고,
건축법과 행정은 기능과 위험의 논리로 판단한다.
건축법은 KS자재를 직접 명령하지 않는다.
다만 법이 요구하는 안전과 성능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을 요구할 뿐이다.
KS는 그 기준 중 하나이자,
가장 보편적이고 분쟁 가능성이 낮은 선택지로 기능해 왔다.
KS자재를 쓰는 것이 언제나 최선이라는 뜻은 아니다.
더 나은 자재, 더 앞선 기술은 언제든 존재할 수 있다.
다만 그 선택은
자유와 함께 설명 책임과 관리 책임을 동반한다.
행정이 KS를 기준으로 삼는 이유도
그 책임을 개인의 주장에 맡기지 않기 위해서다.
결국 이 문제는
“왜 강제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과할 것인가”의 문제에 가깝다.
KS자재는 그 합의를 가장 쉽게 통과할 수 있는 언어일 뿐이며,
건축주는 그 언어를 사용할지,
혹은 다른 언어로 설명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어떤 책임을 수반하는지 알고
의도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